본문 바로가기
먹는 사람/기타

부산역 근처 따끈한 고등어솥밥, 고등어연구소 부산역점 내돈내산 후기

by 소빛✨ 2024. 10. 20.
반응형

오랜만에 간 부산

락 놀이의 시작

얼마 전 부산 록 페스티벌에 다녀오느라 몇 년 만에 부산에 다녀왔다. 부산에서 좋았던 소비 경험 중 하나로, 부산에 도착한 첫 끼로 맛있게 먹었던 고등어솥밥에 대해 써볼까 한다.
 
 

부산에서의 첫 끼

우산도 없는데 비가 왔다

서울에서 KTX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부산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출발 바로 직전에 짐을 조금이라도 덜려고 캐리어에서 접이식 우산을 빼고 출발했던 차라 도착하자마자 꽤나 열심히 오고 있는 비를 보며 약간 후회를 하다가.. 일단 점심으로 뜨끈한 것을 먹기로 한다. (?) 이것이 쩝쩝박사의 알고리즘 😃
 
 

일단 밥을 먹고 생각하기로 함

우산을 사야 하나 하고 부산역에 있는 편의점을 기웃거려 보니 투명 우산을 5천원인가 6천원에 팔고 있었다. 그런데 난 항상 우산 사는 게 그렇게 아깝더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접이식 우산도 아니고, 말 그대로 이번 여행에서 일회용으로 쓰고 놓고 올 게 뻔한 기본 투명우산을 5천 원이나 주고 사고 싶지가 않다는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일단 비 안 맞고 이동할 수 있는 거리 내에서 밥을 먹고 비가 그치나 보기로 했다. 으슬으슬하게 비가 오는 10월 초의 날씨여서 뜨끈한 것을 먹고 싶었는데, 지도로 검색해 보니 부산역(기차역) 내에는 딱히 땡기는 곳이 없었고, 역을 나와서 부산역(지하철역) 앞에 뭐가 좀 많아 보였다.
 
 

부산 1호선 부산중앙역 출구 코앞의 솥밥집 발견

부산역 앞 지도
부산역 앞 지도

 
난 평소 생선도 좋아하고, 오차즈케도 좋아하는데 지도에서 검색하다 보니 고등어 솥밥(오차즈케)를 파는 "고등어연구소"라는 식당을 발견했다. 메뉴를 보니 평소 내가 딱 좋아하는 취향저격 메뉴고, 위치도 부산역(지하철역) 1번 출구 코앞이어서 캐리어를 끌고 가기도 멀지 않을 것 같았다.
 
 

부산역에서 비 맞지 않고 지하로 갈 수 있는 거리

내 추측이긴 했는데, 서울역도 대전역도 기차역과 지하철역이 비 맞지 않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부산역도 그렇지 않을까?라고 가정하고 일단 역 밖으로 걸어나가 봤다. 그랬더니 역시 부산역(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다. 지하 연결 만세~~
 
 

심지어 투명 우산을 2천원에 득템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부산중앙역으로 들어가니 뜻밖의 지하상가가 나왔다. 지하상가들이 그렇듯이 소박한 잡화 상점들이 많이 있었는데, 캐리어와 가방 등을 팔고 있었고 우산도 팔고 있었다! 그런데 우산이 2천원이었다. 그래서 아 2천원이면 살 수 있다. 하고 우산을 득템 😃
 
뿌듯한 마음으로 캐리어를 끌고 부산역 1번 출구로 향하였다. (구두쇠)
 
(폭리를 취하는 부산역 스토리웨이 감안안도.. 하지만 그 또한 수요와 공급의 서글픈 이치이겟지요..)
 

부산역 1번 출구
부산중앙역 1번 출구

 
지상으로 나오니 저 빨간 등들과 많은 중식당, 차이나타운 분위기를 보고 몇 년 전에 왔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며 여기가 거기구나 새록새록하기도 하고, 부산에 온 실감이 났다.
 
 

고등어연구소 입장

고등어연구소 메뉴
고등어연구소 메뉴 (출처 네이버 지도)

 
메뉴를 첨부하지만, 실제로는 문 바로 앞에 키오스크가 있어 키오스크로 주문을 했다. 지도로 메뉴를 볼 땐 고등어봉초밥을 먹을까, 오차즈케를 먹을까 고민했는데 갔더니 낮이라 그런지 봉초밥은 선택이 불가했다.
 
약간 쌀쌀해서 따뜻한 국물이 있는 걸 먹고 싶었기 때문에 온소바를 먹을까, 기본메뉴인 고태솥밥을 먹을까 하다 밥을 먹자 싶어서 고태솥밥+오차즈케를 시켰다.
 

고등어연구소 고태솥밥+오차즈케
고등어연구소 고태솥밥+오차즈케

 
솥밥은 종종 먹어봤지만 고등어 솥밥은 처음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맛있게 먹었다.
 
직원분이 메뉴를 갖다주시며 먹는 법을 설명해 주시는데, 고등어와 밥을 오른쪽 작은 그릇에 퍼서 옮겨서 먹고, 밥솥에는 위쪽 주전자에 든 육수를 붓고 뚜껑을 덮어놨다가 누룽지처럼 만들어 먹으면 된다. 고등어는 와사비와 오른쪽에 있는 양념을 기호에 맞게 첨가해서 먹으면 맛있다.
 
 

맛있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날이 쌀쌀하기도 했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고등어는 비리기 쉬운 재료인데, 비린 맛 없이 아주 고소하고 맛있었다. 평소 약간 싱겁게 먹는 편인데 아무 간 없이 먹기에는 조금 싱거워서 양념을 조금 넣어 먹었더니 맛있었다.
 
 

오차즈케인가 솥밥인가

하지만 한 가지 들었던 생각은 이것은 솥밥은 맞는데 오차즈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예전에 대전 '해마의방'의 오차즈케를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오차즈케는 기본적으로 녹차를 부어서 밥을 말아 먹는 느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오차'=일본어로 차茶)
 
그런데 이곳의 국물(?)은 녹차가 아니라 구수한 육수에 좀 더 가까웠고, 먹는 방식 또한 밥을 말아 먹는 느낌이 아니라 솥에 있는 밥을 떠내고 누룽지처럼 만들어 먹는 보통의 솥밥에 더 가까워서, 오차즈케라는 이름과는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따지자면 그렇다는 이야기고, 사실 뭐 그게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어쨌든 너무 맛있게 먹었기 때문에.
 
 

식당에 대한 이외의 정보들

캐리어 프렌들리

나는 캐리어를 끌고 갔고, 심지어 비도 오는 날씨라 식당에 캐리어를 둘 자리가 없고 좁고 번잡스러우면 어쩌지 하고 조금 걱정하면서 갔는데 자리 사이 간격이 널찍널찍했고 문 앞에 캐리어 둘 자리도 넓었다. 부산역 앞이라서인지 나 말고도 캐리어를 끌고 온 손님들이 많았다. 짐이 많은 여행자도 걱정 없이 갈 수 있는 캐리어 프렌들리 식당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화장실이 깨끗함

화장실이 내부에 있지는 않고 오피스텔 같은 건물의 1층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그 건물과 화장실이 깨끗하고 쾌적했다.
 

뷰(?)

나의 특징 중 하나로(?) 어디를 가든 뷰를 신경쓰는 편인데, 이곳은 통창에 대로변을 향하고 있어서 밝고 답답하지 않아 좋았다. 덕분에 비 내리는 운치 있는 길가를 보면서 천천히 식사를 마쳤다.
 
 

요약

정리하자면, 일단 메뉴가 맛있고, 부산역에서 접근성도 나름대로 괜찮고(걷는 거리와 계단이 조금 있지만 크게 힘 들이지 않고, 비 맞지 않고 갈 수 있다), 밝고 널찍하고 쾌적해서 여러모로 좋은 경험을 한 식당이었다.
 
부산역에 내려서 첫 끼를 뭘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 여행자라면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또 가고 싶다.
 
끝!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