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 fashion

카멜색 아이템들에 몹시 치여버린 근황 (부제: 로에베가 쏘아올린 작은 공)

소빛✨ 2022. 11. 18. 22:44
반응형

요즘의 소비욕망

가을이 깊어져서인지, 아니면 컬러에 대한 취향이 바뀐 것인지 최근 나는 "카멜색" 에 매우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고 있다. 나의 색깔 취향은 변화가 많았는데 학생 때는 블랙블랙한 락시크 룩을 고집했고, 한동안은 선명한 파란색에 꽂혔었다가, 대학생 때부터 최근까지는 라벤더/베이비핑크/소라색 같은 파스텔톤을 꽤 오랫동안 좋아해 왔는데, 대체 왜인지 요즘따라 카멜색이 너무 예뻐 보이는 것이다.

가죽에 대한 특별한 애호가 있는 것도 아니고(오히려 가능하다면 되도록 비건을 지향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베이지톤의 얌전한 패션은 평범하고 임팩트가 약하다고도 생각했던 것 같은데 요즘 언제부터인지 계속 카멜색 가방, 카멜색 코트를 찾아보며 앓고 있다.

아무래도 시초는 요놈인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이것은 로에베(LOEWE)가 쏘아올린 공인 것 같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최근 불과 1-2년 사이 나도 명품 가방이라는 것에 대한 눈을 뜨게 되었는데, 샤넬, 디올, 에르메스, 셀린, 루이비통, 구찌, 생로랑, 발렌시아가 등 여러 브랜드들을 보며 (내가 그것들을 살 능력이 있느냐와는 별개로) 나름의 취향의 정립해 나가던 도중 로에베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다. 20대 후반 이후 사용자에게 종종 추천되는 것을 봤고, 처음 찾아봤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왜인지 내 무의식에 씨앗을 내리고(?) 있었나 보다. 특히 최근 몇 개월 간 가을로 접어들면서 너무 예뻐 보인다.

로에베(LOEWE)의 퍼즐백과 해먹백. 출처 로에베 공식 홈페이지.
로에베(LOEWE)의 퍼즐백과 해먹백. 출처 로에베 공식 홈페이지.



로에베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언급하는 점은 가죽 질이 좋기로 유명한 스페인 브랜드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갈색 가죽가방 정도로 느껴졌고, 아무래도 명품이면 모름지기 로고뙇 스타일이 많은데 로고도 심플하고 금장/은장 하드웨어가 아닌 음각으로 얌전하게 새겨져 있는 스타일이라, 음 명품 가격을 주고 살 만한가? 라는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아무래도 이 세계에 입문하며 처음 푹 빠져 구매했던 가방이 생로랑, 발렌시아가의 블랙블랙 🏴은장은장💍 락시크🕶 각짐각짐💼 이런 스타일이었다 보니 로에베는 20대 중후반이라는 내 나이대에 좀 올드하고, 또 명품치고는 너무 심플하다고 느껴졌던 것 같다.

로에베 퍼즐백의 디테일
로에베 퍼즐백의 디테일



그런데∙∙∙ 한 번씩 보게 될수록 디테일이 너무 예쁜 것이었다. 그냥 가죽만 띡 있는 게 아니라 저 그림으로 쓱쓱 그린 것 같은 검은 절개선과 그것을 둘러 있는 밝은 색의 스티치 등 디테일이 너무 예쁘고 산뜻하게 느껴지고∙∙∙ 가방 본연의 재료인 가죽 질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하는 점도 그렇고∙∙∙ 로고도 로고뙇 로고플레이 스타일이 아닌 얌전한,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또 모양 자체는 너무 심플하지 않고 예술적인 느낌도 있는데 근데 또 대칭이어서 안정적이고 깔끔한 모양의 저 로고가∙∙∙ 깔끔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한동안 셀린느의 클래식박스 카멜색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서 꽂혀있었던 때가 있었는데, 사실 클래식박스는 디자인 자체로 보면 심플하고 똑떨어지는것이 조형적으로 참 아름답고, 어디에 매치해도 멋지기는 하지만 디자인 자체가 특별히 독창적이지는 않은 스타일이다. 워낙 유명하다 보니 흔하기도 하다. 그런데 로에베는 약간 그 스페인스러운∙∙∙ 몬주알죠∙∙∙ 좀더 자유분방하고 불규칙적인 듯한∙∙∙아티스틱함이 있는것임∙∙∙

로에베 코디컷로에베 가방 코디컷
로에베 가방 코디컷



왼쪽 코디컷에서 가방이 없다고 생각하고 보면, 전체적으로 블랙앤 화이트의 매우 각지고 심플한, 하지만 어딘가 색깔을 투머치 뺏겨 버린 네모네모 흑백 드라큘라 백작같은(?) 룩이 되었을 수 있다. 그런데 저 로에베 가방이 매치되니 자연스러우면서도 이제는 스타일리쉬한 사람 같은(?) 느낌을 준다. 딱 가방 하나를 멨는데 말이다. 오른쪽도 가방을 제외하고 보면, 개인적으로는 동묘 빈티지.. 청청.. 꽤 호불호가 갈리는 패션이라고 느끼는데, 저 가방이 딱 자연스럽게 무게를 추가해 줘서 자연스러움을 가미해 준다.

내 생각엔 이게 가죽 컬러 / 가죽 소재 가방의 매력인 것 같다. 가방 하나 멨을 뿐인데 확 클래식함을 추가해 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언제나 클래식함을 사랑했다. 그래서 검은 코트나 블레이저, 각진 사첼백 같은 걸 보면 설레이곤 했지. 지금까지는 그 색이 주로 블랙이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카멜색 코트로 불똥이 튀었다

그런데 인제∙∙∙ 찬바람 부는 계절이 오면서∙∙∙ 카멜색 코트가 갖고 싶기 시작하는 것이다∙∙∙

외구긴 언니들의 멋드러진 카멜 코트 톤온톤 코디컷들
외구긴 언니들의 멋드러진 카멜 코트 톤온톤 코디컷들



아니 패션이 너무 따뜻하고 클래식하고 여유넘치고 멋지지 않습니까??? (급발진) 구글에 "카멜 코트 코디" 같은 검색어로 찾아서 수많은 이미지를 보고 그 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두 장인데 지금 포스팅하면서 보니까 두 언니가 모두 목티에 베이지색 배바지를 입었다는 공통점이 있네여;;; 아무튼 뭔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인데 마냥 후리해 보이지 않고 고급스럽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한구긴 언니의 톤온톤 카멜 코트 코디
한구긴 언니의 톤온톤 카멜 코트 코디



좀 더 한국식(?)스러운 코디. 여전히 코트의 카멜색이 매우 따뜻하고 부드러워 보인다.


카멜 블랙 코디
외구긴 언니의 카멜 블랙 코디

이것은 상당히 다른 노선의 코디이다. 블랙 선글라스, 가방, 바지에 운동화. 코트가 없다고 상상해 보면 매우 락시크시크 캐주얼캐주얼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코트가 카멜의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가미하자 이너의 각진 시크함이 중화되면서 마치 솔트캬라멜의 단짠처럼 멋진 정반합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내가 이러려고 헤겔을 배웠구나∙∙ (개 아무말)


심지어 카멜 코트에 카멜 가방 코디가 욕심난다

뇌절인 건 압니다만∙∙ 옅은 톤의 밝은 카멜 코트를 배경색으로 깔고 거기에 좀더 선명한 카멜 색 가방을 매치하면∙∙ 라떼같고∙∙ 캬라멜같고∙∙ 카멜의 매력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이게 톤온톤이지∙∙

카멜 코트+카멜 가방 매치



그래서 결론은∙∙ 갖고 싶은 카멜 가방과 코트가 생겼다∙∙

빌드업이 길었는데(?) 그래서 현재 나는 카멜 가방과 카멜 코트가 갖고 싶으며 그 구체적인 제품까지 정해진 상태이다. ^^

카멜 가방



출처: 네이버 스토어 볼뉴 ( 링크 )
아이패드나 맥북을 넣고 다닐 수 있는 가죽 가방이 갖고 싶어 찾아보다가 알게 된 브랜드. 저렴한 가격에 가죽 질도 좋고, 가볍기까지 해서 보부상 가방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왼쪽 사진 가장 오른쪽의 가방이 내가 눈독들이고 있는 가방이며∙∙ 오른쪽 사진은 아주 최근에 나온 신제품인 것 같은데 바닥에 찡이 있어서 더러워짐을 방지할 수 있는 점이 매우 끌리는 상태이다. 그런데 오른쪽 제품은 색이 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카멜 특유의 매력인 캬라멜같은 생생함이 덜해서 덜 끌린다. 하드웨어 디테일도 왼쪽 제품이 금장이라 더 어울리는듯.

근데 사실 심지어 왼쪽 사진 중간에 있는 다크브라운 컬러도 너무 예쁘고 저건 진짜 어디에나 막 매치하면서 클래식한 느낌으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대신 다크브라운은 좀 더 무게 있는, 어른스럽고 진중한 느낌의 클래식함이고 이 글의 주제가 카멜의 밝고 통통 튀는 매력이니만큼 관련하여 더 주접을 떨진 않겠습니다만∙∙ 현재 앓고 있는 카멜색 가방을 먼저 구매하고 만약 만족스럽다면 백퍼 저것도 구매하게 되지 않을까∙∙ 하고 노려보고 있다.

봐요 여기서도 갈색 가방 매치했다구요
봐요 여기서도 갈색 가방 매치했다구요 



출처: 네이버 스토어 박하쇼룸 ( 링크 )
사실 나는 해마다 겨울철에는 네이버쇼핑에서 코트를 구경하는 취미(?)가 있다. 그냥 내가 코트라는 아이템 자체를 너무 좋아하는듯.. 소재도 색상도 스타일도 무궁무진한 코트의 세계가 항상 나를 설레게 한다. 나에게 카멜 컬러의 코트는 없기에 올해는 카멜 색 코트들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이 코트가 막스마라 저렴이라고 하고 지블링 무늬가 살아 있어 고급스럽다고 하며 평이 엄청 많고 좋아서 후기들을 읽어보고 있었다. 후기를 자꾸 읽다 보니까 나도 빠져들어서; 구매하고 싶어졌다. 같은 카멜색 코트라고 해도 핏과 디테일이 다 다르니 싱글, 더블, 라펠(카라)가 큰 것, 작은 것, 후드코트 등 다양한 스타일을 봤지만 현재로서는 이렇게 흐르는 듯 가운처럼 툭 걸칠 수 있는 스타일이 가장 고급스럽고 예뻐 보인다. 단추가 없이 저렇게 끈으로 매는 코트를 항상 불편하고 비실용적이라고 욕해(?) 왔는데 이제는 우아해 보이는 걸 보니 사람의 취향이란 모르는 일인가보다.

아무튼 그래서∙∙ 아마 조만간 어머니를 꼬셔 공동출자(?)로 이 카멜색 코트를 구매해 버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치며

음.. 사실 이걸 주제로 글을 쓸 생각이 전혀 있지 않았는데 오늘 구글링으로 카멜 코디 컷들을 보다가 갑자기 급발진해서 이 글을 쓰게 됐다. 주접이 너무 청산유수라 스스로도 좀 어이없네;; 해야 할 일을 미루면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역시 미룸은 내 창의성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

마지막 뇌절로, 사실 요즘 베이지 톤 운동화도 사려고 벼르면서 마구 검색하는 중이다.. ^^ 원래는 그 글을 먼저 쓸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불타올라서 이걸 먼저 쓰게 되었다. 카멜 코트+카멜 가방+베이지색 신발.. 짜릿해 ^^ 조만간 베이지색 운동화에 대한 글과 위의 벼르고 있는 코트 & 가방 후기로.. 돌아올 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위에 눈독들이고 있는 템들로 소개한 네이버 스토어와 저는 당연히 일절 관계가 없습니다. 관계자 여러분은 혹시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제가 구매하여 야무지게 사용하며 널리 소문낼테니 할인쿠폰 좀 주시면 좋겠습니다.. (뻔뻔)

반응형